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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더 북 오브 라이프> (the book of life) 감상 후기

by Jungwol 2014.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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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조지 구티에레즈

제작 : 길예르모 델 토로 외 3인


꽤 지났지만 이미 오래전 트레일러가 릴리즈 되면서 알려지게 된 애니메이션 필름 'the book of life'


북미에선 이미 2014년 10월 12일에 첫 개봉을 하였고  개봉 첫주엔 박스오피스 3위를 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당시 퓨리 1위, 나를 찾아줘 2위)

이후 2주 3주에 걸쳐 5위, 6위를 머물렀고 인터스텔라 등 굇수들이 등장하며 차차 떨어져갔다.

5000만달러 예산을 투자했으나 북미내에선 4800만달러의 수익밖에 내지 못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남미 국가 등지에서 벌어들인 외화 수익도 그정도로 내면서 현재까지 투자치의 두배 정도는 벌어들였다.










'더 북 오브 라이프'는 트레일러가 처음 나올때부터 커뮤니티 내에서 이목이 집중된 이유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판타지의 거장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제작을 맡으면서 개성넘치는 캐릭터와 이야기를 기대해볼 수 있는 작품이고

특히 알록달록한 색의 향연을 보여주는 화려한 영상미가 트레일러만 봐도 정말이지 죽여줬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박물관에 견학온 꼬마 무리와 박물관 큐레이터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큐레이터는 말괄량이 꼬맹이 무리에게 이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들어있다는 책을 소개해주며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들의 반응과 큐레이터의 설명이 이 영화의 액자틀이 되어, 멕시코를 배경으로 삼각관계를 이룬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가 중심에 있는 액자식 구성의 영화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the book of life 를 감상하고, 그 느낌을 정리하기 위해 몇 가지 요소들을 골라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배경과 그림, 작화

2. 캐릭터

3. 음악, 목소리

4. 스토리(내용), 스토리텔링









1. 배경과 그림, 작화


기대했던대로 정말 이리저리 뒤섞인, 어떻게 서로 다른 색들이 이런 조화를 낼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로 놀라운 색감을 보여준 영화였다.

특히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등장인물들의 옷, 그리고 배경이다. 

옛날, 내가 유치원에 다니던 꼬꼬마였을때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들이 생각난다. 사람을 그리고 옷에 색깔을 칠할땐 항상 고민을 했었다. 대체 어떤 색을 칠해야 하는가..? 일단 랜덤으로 고르면 그 한가지 색만을 이용해 윗옷을 칠하고, 이거랑 좀 반대되는 색깔이 있다 싶으면 그걸 바지색으로 휘갈겨 색칠하고...

미적 감각이 없는 나라서 더 그런지 몰라도 이 작품에서 알록달록, 그냥 색깔이 어우러진게 아니라 아주 정열적인 스페인, 멕시코의 모습이 녹아들어있는 그런 조화를 보여준 것이 영화 작화에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한마디로 강렬하게 아름다웠다.

옷은 정말이지 이 영화의 한 부분을 장식하는 요소인 듯 싶다. 어찌 글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부드러운 면의 느낌이라기 보단 거칠지만 정열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고 해야하나.. 여튼 뭐


배경에서 휘날리는 꽃잎들과 조명들도 훌륭했다. 동시에 드는 생각이 있었다면 공밀레 공밀레....


근데 저렇게 화려하고 화려한 옷들을 입히고 하루종일 축제가 벌어지는 듯한 공간에서 사는 저승의 영혼들을 떠올리면 뭔가 아이러니한 느낌이 든다. 실제로 영혼들이 하는 대화들을 들어보면 죽음이 별 대수인양 참 유쾌하다. 이승에선 죽은자를 추모, 애도 (= '기억' <- 영화에서 중요하게 의미부여되는 것 중 하나) 하고, 다시 볼 수 없음에 슬퍼하는데, 정작 저승에선 아싸리~ 신명나게 축제를 즐기는 모습은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첫째, 죽음은 끝이 아니라 다른 영혼들과의 새로운 시작이란 것. 둘째, 자신을 추모하고 기억해주는 것에 더할나위 없이 기뻐하는 영혼들의 유쾌발랄함. 아마도 남미쪽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 같은게 조금 부여된 점이라고 생각하는데 맘에 든다.


이 영화의 특징 중 하나가 눈부신 영상미였는데, 이와 비슷한 특징을 가진 작품으로서 당연 리오1, 2 시리즈가 생각날 수 밖에 없었다. 리오의 경우 색감도 색감이지만 특히 새들이 표현해 내는 역동적인 움직임도 풍부한 영상미를 표현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이 역시 공밀레 공밀레....










2. 캐릭터


많은 이들이 the book of life에 큰 기대를 품은 이유로 역시 캐릭터 떡밥을 빼 놓을 수 없었다.

특히 바로 죽음을 관장하는 여신으로 나오는 La Muerte 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올라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예쁘게 생긴 캐릭터이면서 화장도 아주 화끈하고 정열적으로 했는데, 성격도 참 화끈하다


어쨋든 중요한건 등장인물로 누가 나오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이 영화에선 캐릭터들이 모두 목각 인형처럼 묘사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점이 독특한 영화의 특징 요소로 판단하며, 영화에서 캐릭터들이 목각 인형으로 표현된 이유는 뭐 본질적으론 그 큐레이터가 목각인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이긴 하지만, 결정적으로 목각인형 특유의 움직임과 나무 조각 효과를 통해서 얻은 이점들이 많았다고 보여진다.

나무 목각 인형을 정으로 딱딱 조각해서 무늬를 만들고 색을 입힌게 참 인상적이었다. 남자의 수염있는 턱의 경우가 특히 그랬다. 

또한 캐릭터마다 가지고 있는 문신이라고 해야하나? 특유의 무늬또한 기억에 남는다.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꼼꼼히 그런 표현을 섬세히 했는데

그냥 민무늬로 냅둔 몸 한 구석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보통 평범한 인물 묘사를 넘어, 이런 식으로 목각 인형의 관절 움직임이 더 부각시킨 게 괜찮은 설정이었다.

특이할 정도로 부풀린 상체와 작은 하체로 묘사한 점도 독특했다.









3. 음악, 목소리


영화를 보다보면 뭔가 익숙한 곡들이 흘러나온다. 주인공들이 부르는 노래에서 '아 저 노래는..'하는 생각이 절로 튀어나온다. 창작 작곡 음악뿐 아니라 아니라 원래 있는 곡을 영화에 삽입되었다. 그 곡들을 성우들이 새롭게 노래를 부르는데, 일단 기억 나는 곡들이 라디오헤드의 Creep 이었고, 엘비스 프레슬리의 Can't help Falling in Love 두 곡이었다.

또한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영화 <아바타>의 '네이티리', 영화 및 TV시리즈 <스타트렉>의 '우후라', 영화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의 '가모라' 등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여전사 배우 '조 샐다나'가 여주인공 성우를 맡았다. 역시 배우의 성향에 따라 여주인공 마리아는 다분히 활발하고 쾌활한 성격이다.

또 눈길이 가가는 건 남주인공 마놀로의 조상 중 한명인 조지 증조할아버지 역을 맡은 성우가 무려 플라시도 도밍고 라는 것이다. 대중성이 상당한 성악가로서, 몇 달전에 내한 공연하는 광고를 봤는데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 고달픈 운명에 그냥 스킵한게 슬프다. 해골바가지 할아버지가 오페라를 멋있게 부르는 것부터 범상치 않더니...

죽음의 신 중 하나로 등장하는 '시발바 xibalba' 의 목소리는 영화 <헬보이> 의 헬보이 역으로 유명한 론 펄먼이 맡았다. 이 배우는 이전에도 다양한 애니메이션 영화에서도 성우 역할을 했었던걸로 안다.











4. 스토리(=내용), 스토리텔링

무난한 가족영화라고 할 수 있었던 이야기의 영화였다. 권선징악, 가족애, 진정한 용기에 대해 다루었다.

그런데 난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느꼈던 한 가지 분명한 단점을 꼽을 수 밖에 없었다.

무수한 슬랩스틱들이 나오면서 이야기의 맥에 펀치를 하듯, '진지함'이 상당히 뒤떨어진다는 점이었다.

다시말해, 너무나도 산만하다. 이 영화는 참 산만하고 정신이 없었다. 잔잔한 부분도 얼마 안가서 맥을 못춘다.

진지하고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이 중간 중간 있어줘야, 길게 뻗은 영화의 줄기가 곧게 뻗는다. 내용이 뭐가 어떻든, 다시말해, 곧게 뻗는 방향이 어느 쪽이 되었던 간에 흐물흐물하면 이야기에 스며드는 힘이 빠진다.

과도한 유쾌함의 부작용이라고 해야할까? 신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냥 신나고 즐거우면 사건의 심각함이 묻힌다. 심각함이 사라지면, 영화에 깊게 빠지지 않는 것이다. 아쉽다 못해 신경쓰일정도로 그런 인물들의 날뛰는 성격과 행동들이 안타깝다.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엔 좀더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주인공이 사랑을 위해 발바닥에 더 땀나도록 고생하는줄 알았는데 그 정도는 아니여서 좀 그랬고, 참 분위기가 나쁘진 않았는데 기대엔 못 미쳐서 정말 아쉬웠다. 내가 너무 다크한 성격인 것도 아닌데











노스포 총평


다 좋은데 정신산만한 캐릭터와 붕 뜬 분위기가 아쉽다.

어린 아이들과 같이 보기 적절한 가족영화

국내 정식 개봉하면 극장의 그 거대한 화면에서 화려한.. 역시 볼 수 밖에 없겠군

하지만 두번 보기엔 다소 지루할거야



그리고 감상 후에 깨닫게 된 것이 하나 있는데, 제목 the book of life 을 '생명의 책', 뭔가 고급적으로 '생명의 서' 이라고 부르는 대신 '삶의 책' 또는 '인생의 책' 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절하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난 무슨 살생부 이런건줄 알았었는데...



20141227 Jungwol이 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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