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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 시사회 관람 후기 American Sniper

by Jungwol 2015.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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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스나이퍼> (American Sniper)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장르 : 액션 - 전쟁

배우 : 브래들리 쿠퍼 (크리스 카일 역), 시에나 밀러 (크리스의 아내 역)


이 영화 내용은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이었던 저격수 '크리스 카일'이 쓴 동명의 에세이 'American Sniper'를 토대로 하였다고 한다.

서점에 가보니 번역본이 출판되어 있었다.

결국 원작이 책 '아메리칸 스나이퍼' 이라는 것이지만 난 읽어본적이 없으므로 원작과 비교하는 얘기 따윈 하지 않겠다




1. 줄거리


텍사스 출신의 카우보이를 꿈꾸던 청년 '크리스 카일'은 911 쌍둥이 빌딩 테러 사건을 계기로 미국 최고 특수부대 '네이비 씰'에 지원, 저격수 훈련을 받는다.

애국심과 동료를 지키겠다는 신념이 매우 투철한 그의 가치관, 강인한 정신력을 지닌 성격, 어렸을때부터 아버지와 사냥을 함께 했던 경험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최고의 스나이퍼임을 입증해 나가게 된다.

한 번의 작전 투입마다 괄목할만한 성과의 저격 실력을 선보이며, 그는 네이비 씰의 '레전드'라는 별명을 지닌 최고의 스나이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하지만 동료들이 자신에게 의지하면서 지게 된 막중한 부담감과 눈 앞에서 죽어나가는 동료들, 즉 자신이 지켜주지 못한 동료들에 대한 자책감로 인해 자신이 아끼는 가족들에게 등을 돌리게 될 정도로 그는 정신적으로 피폐해져가기 시작한다. 






2. 후기


서론


요 근래 컴퓨터로 전쟁영화만 보게 됐었다. 전쟁영화가 보고싶어서 본게 아니라 볼 영화들을 그냥 찾아보다보니, 뭐.. 그렇게 되었다.

론 서바이버를 시작으로 에너미 앳 더 게이트, 허트 로커, 블랙 호크 다운 등등.. 본건데 또 본것도 있다.

그런데 우연히도 이번엔 최신 시사회를 통해 또 전쟁영화를 접해볼 기회가 생겼다.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 시사회에 참석할 수 있게 되는 행운을 얻어 1월 7일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이다.

(이 행운을 선사해주신 네이버 san******* - 최ㅇㅇ님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본론 


- 늑대, 양, 그리고 상처가 깊어져가는 양치기 개


이 영화는 간단히 요약하자면 실존 인물이었던 네이비 씰 소속 저격수 '크리스 카일' 의 일대기, 그에게 바치는 헌정 영화라고 볼 수 있다.

그가 전쟁에서 겪는 감정, 그 감정과 대립하는 가족에 대한 감정이 뒤섞이면서 딜레마에 빠지는 모습을 그렸고, 그런 심오한 분위기 속에서도 전쟁영화답게 아주 실감나고 현실적으로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중동 지방 이라크에서 전투하는 해병대, 특수부대들을 표현해 냈다. 

사람마다 영화보는 관점은 다르고 또 여러 가지의 관점을 동시에 보는 것은 처음으로 봤을 때 느끼기엔 어렵고 무리가 있다.

나만의 관점으로 이 영화에서 느낀 것은 전쟁의 영향으로 자신의 임무에 중독된 스나이퍼가 처절히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병사들은 뒤에서 묵묵히 사방을 밝혀주는 스나이퍼의 손가락 끝에 자신의 목숨이 달려있다고 믿으며, 스나이퍼 크리스도 이를 알고 있다. 레전드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자신은 저격수, 그 이상으로 병사들에게 상징적인 영웅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기에 그는 자신의 아군, 동료, 전우를 겨누는 적이라면 무조건 스코프를 겨누고 격발하여 사살한다.


하지만 수백 수천의 적군들을 절대 그 혼자서 감당해 낼 수는 없다. 그가 아무리 용맹히 싸워도, 그에게서 멀리 떨어져 집을 수색하던 아군도, 그와 함께 싸우던 동료도, 바로 곁에서 결혼 다이아 반지 얘기를 나누던 친한 전우조차도 모두 총상으로 죽어간다.


그는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음에 불구하고 지겹게도 파병을 나간다. 복수와 책임을 짊어지고 그는 적군을 소탕하지만 그럴수록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은 전장에서 아군 적군 구별없이 죽어나가는 모습 뿐이다. 어린 아이의 머릿통을 꿰뚫어 버리기 위해 '도살자butcher'라 불리는 잔혹한 적군 우두머리가 만들어내는 드릴 모터소리가 크리스의 머리에 울려 퍼진다. 그는 복수와 죄책감에 또 파병을 나간다. 전쟁이 불러온 악순환의 고리 안에서 그는 몸도 마음도 상해가며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그 자신 뿐만이 아니다. 그의 아내, 아들, 갓난아기 딸까지 가족 모두가 그를 그리워하고 걱정한다. 하지만 크리스 본인은 전쟁의 후유증으로 인해 혼자서 해결하고자 고군분투 노력한다. 물론, 그 노력은 또다시 파병나가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가족, 특히 그의 아내는 또 다시 상처입고 슬퍼한다. 가슴아픈 악순환이 아닐 수 없다.


크리스는 가족과 전우애 사이에 갈등하기도 하고, 어린이를 겨누고 쏴야할지 말아야할지 양심으로 인해 갈등하기도 한다. 곁엔 아무도 없이 홀로 자리를 지키는 스나이퍼는 자신이 스스로 판단해야만 하는 병사이다. 손가락 몇 밀리미터 움직일까 말까 하는 갈등으로 자신의 사랑하는 아군이 무참히 죽을 수 있는 상황 속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판단들. 적군이 시야에 들어온 사람은 그 자신 뿐이기 때문이다. 집에서 아내와 함께 누워있을때에도 크리스는 그런 수없이 많은 판단과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나는 그것이 자기 자신과의 갈등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나는 지금 이 침대 위에서 편안함을 누릴 자격이 있는가? 나만 고향의 집에서 가족과 단란히 즐길 수 있는 처지인가? 

그는 자신이 희생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이유로 가족이 희생돼가고 있었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단 한 순간도 휴식에 들지 못하는 그가 안타까웠고, 또 그 없이 가족을 이끌수 밖에 없어 또 다른 희생을 강요당해야만 했던 그의 아내 때문에 더욱 안타까웠다.









- 모두를 사랑하였고 지키기 위해 애썼던 이를 추모하는 전쟁영화


많은 전쟁영화가 있었고 그 영화들은 제각기 다른 독특함을 보여주었고, 또 시사해주었다. 어떤 영화는 미국식 영웅주의에 과도하게 물들었었고, 어떤 영화는 오직 액션을 보여주며 오락적 분위기를 띄우기도 하였고, 또 어떤 영화는 아주 진지하게 전쟁의 참혹함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는 동시에 비판의 목적성을 띠기도 하였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유능한 저격수가 겪는 무수한 전투를 통해 심적 고통을 보여준다. 주인공 크리스 카일 본인은 애국심이 투철한 용감무쌍 전사이지만, 영화가 그런 영웅주의에 물들진 않았다. 1900미터의 사격거리 밖에서 쏘는 저격총 격발씬, 야간 침투 작전에서 아군을 지켜내기 위해 저격하는 전투씬 등을 통해 액션이라면 액션으로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진지한 분위기에서도 전투 장면들은 충분히 흡입력 있었다. 어디에 편향된 정치적 입장을 피력하지도 않았다. 


이 영화를 감히 평가하자면 생각보다 긴 런닝타임이었던 영화였음에 불구하고 밸런스 잡히게 잘 이끌어 나갔던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는 모두를 사랑하였다. 동료도, 가족도, 조국에 살고있는 국민들도, 전쟁 후의 상처로 고통받고 있는 퇴역군인들가지도 모두 그가 지켜내고 싶은 사람들이었다. 은퇴 이후에도 그는 사랑의 실천을 행할 '타깃'을 찾는다. 전쟁 후유증으로 머릿속엔 총성, 비명, 헬기소리가 고함을 치지만 (PTSD후유증)이 또한 그가 극복해 내야 할 대상이기에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조국 안에서 찾기 시작한다. 팔다리가 하나씩 없는, 장애를 갖게된 병사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주기 위해 열심히 뛰다니고, 그동안 홀대했던 가족에게도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 시작한다. 비록 그가 맞이한 죽음은 그 과정 속에 있었지만... (PTSD로 고통받던 군인을 돕기 위해 함께 사격장을 찾아갔다가 그에게 총을 맞고 숨졌다.)


나는 미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본 미국인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알 수는 없지만 대강 갈피는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수 많은 미국인 영웅이 있었지만 군인으로서, 미국 시민으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그가 행한 판단들은 모범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자신도 자신의 판단이 옳은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지만 크리스만이 가지고 있는 신념 하에 어느 곳에 휘둘리지 않고 '최대한 올바른 판단'을 향해 움직인 자세가 훌륭했다. 결론적으로 아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지켜준 훌륭한 스나이퍼 병사에게 그동안 고마웠다고 조용히 묵념하게 되는.. 그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고 그런 추측을 해본다.





그가 생전에 했던 인터뷰가 떠오른다.


'적을 죽일 때 후회됐던 적 있었는가?'

'전혀 없었다. 죽이지 못하면 내 동료가 죽기 때문이다.'

'앞으로 사람을 못 죽여도 괜찮은가?'

'그렇다. 이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적을 죽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전쟁 이후, 총을 들지 안아도 외상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군인들을 돕고 자신의 가족에 신경쓰는 것 만으로도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닿게 된 전역 후의 크리스 카일이다.





결론


간만에 시각적으로도 즐거웠을 뿐만 아니라 진지하게 깊은 생각도 하게 해준 영화였다. 사실 내가 추구한 인생의 방향은 크리스 카일과 많이 비슷하다. 타인을 지키기 위한 희생... 강요받는 희생이 아닌 스스로 몸을 아낌없이 내던지는 희생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를 지키고 사랑하는데에는 그런 위험한 희생이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영화는 성공적으로 그의 활약상을 유감없이 전해주었다.

진짜 카우보이 상남자 크리스 카일을 추모하며.



20150108 머릿속에 있던걸 두서없이 횡설수설 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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